[미국 와인] 콜럼비아 크레스트 H3 까베르네 소비뇽 2017(Columbia Crest, H3 Cabernet Sauvignon)
이번에는 미국 나파밸리가 아닌 좀 더 북쪽에 위치한 워싱턴 주의 유명 와이너리 콜럼비아 크레스트의 H3를 소개합니다. H3는 데일리급 와인으로 접근성이 좋은 가격대에 진한 까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슬 만들었습니다.
흔히 미국 와인하면 나파밸리를 떠올리지만, 나파밸리의 저가 와인에서 보여지는 과도한 오크칩, 오크액, 거기서 풍기는 인위적인 바닐라향은 한 잔, 두 잔 이어질 때마다 그 향이 부담스러우며 질리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데일리급 나파밸리 와인을 고를 땐 신중하게 되는데요.
반면에 레드 와인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에게는 오히려 이런 조작적인 맛과 향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다양한 와인을 경험하고 특히, 구대륙 쪽 와인을 한둘 씩 접하다 보면 미국 저가 와인 특유의 버터리함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때가 많은데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H3는 인공적인 맛과 향이 덜하면서 까베르네 소비뇽의 특성을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4~18개월간 오크 배럴 숙성. 40%는 미국 및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60%는 과일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 이전에 사용한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등 다른 저가 미국 와인에 흔히 있을 법한 조작된 레시피나 오크액 없이 진중하게 만들면서 비교적 좋은 가격대에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 콜롬비아 크레스트 H3 까베르네 소비뇽 2017
▶ 타입 : 레드
▶ 생산국 : 미국 > 워싱턴 > 콜럼비아 크레스트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77%, 메를로 21%, 까베르네 프랑 2%
▶ 알코올 : 13.5%
▶ 구입가 : 2.6만원
▶ 페어링한 음식 : 토마토 파스타
▶ 브리딩 : 뽕따
- 뽕따로 시작했는데 초반부터 과실향이 돋보인다. 과실을 진하게 우린 느낌에 오크향이 은은히 풍기고.
- 오크에서 비롯된 바닐라 터치도 과하지 않고, 튀는 알코올도 없었으며, 산미도 적당해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게 느껴진다.
- 생각했던 것보다 바디감이 무겁지는 않았기에 스테이크나 묵직한 육류보다는 고기가 들어간 파스타나 양꼬치 정도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 전반적으로 검은 과실에 치중됐고, 신선했으며, 2차 부케의 복합미는 이 가격대의 수준이었다.
- 타닌도 부드럽고, 피니시는 중간 정도.
※ 브리딩 노트
특별히 디켄터에 넣거나 브리딩은 필요 없을 듯. 뽕따로 시작해서 잔브리딩을 거치며 변화하는 미세한 뉘앙스를 즐기는 편이 낫을 것 같다.
※ 총평
농축미가 있으며서 프레시한 검은 과실, 부드러운 목넘김, 다만 타닌의 구조감은 기대하기 어려우니 오히려 부담 없이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은 레드와인 같았다. 689보다는 좀 더 묵직하나 코넌드럼이나 서브미션보다는 가볍다. 내 점수는 89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