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 샤또 기봉 레드 2017(Chateau Guibon Red)
#. 샤또 기봉 레드 2017
▶ 타입 : 레드
▶ 생산국 : 프랑스 > 보르도 > 앙드레 뤼통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50%, 메를로 50%
▶ 알코올 : 12.5%
▶ 구입가 : 만원 중반
▶ 페어링한 음식 : 없음
▶ 브리딩 : 뽕따
- 컬러
진한 루비, 림은 밝은 루비, 림 베리에이션은 아직
- 향
뽕따 후 온갖 환원취에 대부분의 과실향은 닫혀 있으며, 강렬한 풀향이 난다. 일찍 수확한 포도를 썼는지(알코올 뽑힌 도수도 낮고) 풋내에서 비롯된 풀향이 썩 유쾌하진 않다. 이후 코에서도 느껴지는 강한 산도. 시큼함과 풀향이 결합해 마치 걸레 빤 냄새처럼 느껴진다.
- 맛
처음에는 과실맛이 느껴지지 않고 잠겨 있으며 튀는 산도만 느껴진다. 디켄터에서 40분간 브리딩 후 과실향이 살짝 피어나기 시작. 여전히 강렬한 풀냄새와 미네랄리티가 두드러진다. 1시간이 지나면서 자두와 체리, 컷 글라스, 흙 냄새, 건초더미 등이 느껴진다. 마지막엔 약간의 유질감과 치즈의 꼬순내도 느껴진다. 미디엄 풀 바디에 산도가 다소 높은 편이며, 피니시는 5~6초로 보통이다. 타닌은 초반에 꽤 까끌까끌 거칠고 존재감이 강렬했으나 브리딩을 거치면서 점차 순해진다.
하루가 지나자 과실은 전보다 더욱 선명해졌고, 기분 나쁜 풀향은 줄었으며, 미네랄과 산도도 가라앉았다. 이전보단 한결 마시기 편해졌으나 과실을 얻은 대신 복합미를 잃었다.
※ 브리딩 노트
디켄터에 와인을 따르고 거품이 일도록 마구 흔들어 환원취를 날린 뒤 최소 1시간 이상 권장. 디켄터가 없으면 병 어깨브리딩으로 3~4시간 이후 시음 권장.
※ 총평
샤또 기봉은 보르도의 기본급 와인이다. 가격 접근성이 좋고 보르도 특유의 풍미를 느끼기에도 좋다. 하지만 나파밸리나 호주 쉬라즈에 익숙한 신대륙 유저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맛과 향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에 주의! 초반 향이 거칠고 타닌도 강해 소위 와생아나 와린이라 불리는 초심자들에게는 호불호를 크게 탄다. 개인적으로 이와인은 취향과 별개로 이 가격대에선 좋은 품질을 보인다고 생각하며, 시간에 따른 변화도 리드미컬해 보르도 와인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함이거나 와인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이 이상 좋은 교보재는 없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각종 첨가물을 더해 맛을 조작, 특히 잔당감을 남겨 와인의 결함을 숨기려드는 2~3만원대 저가 구대륙 와인을 마시느니 떼루아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들려주는 샤또 기봉을 권하고 싶다. 다만, 위에도 언급했지만 브리딩과 온도는 신경 써야 제 실력을 발휘한다. 하루가 지나도 과실은 꺾이지 않았지만 다른 복합적인 요소가 줄어서 가급적이면 하루 안에 마시길 권하며, 디켄터를 쓰지 않고 병 브리딩으로만 마셨다면 2~3일까지도 기대해 볼만한 와인이다. 내 점수는 9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