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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인은 이탈리아 남부의 토착 품종인 수수마니엘로 100%로 만들어졌습니다. 뿔리아 지방은 장화의 뒷굽에 해당되는 곳으로 해양성 기후와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 농익은 과실미를 자랑하는 품종이 주를 이룹니다. 대표적으로 네그로아마로가 있으며, 미국에선 진판델이라 불리는 프리미티보가 그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선호하는 품종이 아니지만, 수수마니엘로는 처음이고 흔한 품종이 아니란 점에서 호기심 반, 우려 반으로 구매해 맛을 봤습니다. 확실히 다른 이들의 시음 후기를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데요. 이 가격대에서는 나름대로 흥미로웠고 한 번쯤 경험해 볼만한 와인이었습니다. 

 

 

#. 카를로사니 수수마니엘로 2015
▶ 타입 : 레드
▶ 생산국 : 이탈리아 > 뿔리아 > 카를로 사니
▶ 품종 : 수수마니엘로 100%
▶ 알코올 : 15%
▶ 구입가 : 2.2만원
▶ 페어링한 음식 : 토마토 파스타
▶ 브리딩 : 잔과 어깨 브리딩 30분

- 어깨 브리딩으로 1시간에서 시음 시작, 하루 지난 시점까지 시음했다. 미디엄 바디에 묽은 질감.
- 색은 적당히 진한 루비색에서 약간 가넷으로 빠진다. 뽕따 후 향은 잠겨 있고 알코월 환원취가 난다. 

- 이렇다할 과실향은 감지되지 않았으며 초반부터 아카시아 꿀향이 나는 것이 독특하다.

- 잔 브리딩이 진행되면서 확실히 더운 지방의 과숙미 넘치는 단내가 났고, 감초와 시나몬도 감지된다. 

- 건자두 뉘앙스, 미디엄 바디로 묽은 편인데 향은 째미하고 잔당감이 있으며, 동시에 산도도 높다.

- 어깨 브리딩 1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향들이 화사하게 피어났으며 2시간까지 기분 좋게 시음을 마쳤다. 

- 다음 날, 꿀향은 죽은 대신 흰 꽃향이 활짝 피어났다. 산도도 차분히 가라앉았다. 

- 오크 숙성에 의한 2차 부케는 감지되지 않는다. 대부분 품종의 특성에 기인한 향으로 꽃과 꿀이 느껴진다. 

 

※ 브리딩 노트
어깨브리딩 2시간 이상, 디켄터는 1시간 이상 권장.

※ 총평

다른 레드와인에선 쉽게 느껴지지 않는 꿀과 흰 꽃 향이 마치 꽃다발에 코를 박은 느낌처럼 화사하게 다가온다. 이렇듯 향은 좋은데 맛은 향 만큼 따라오지 않은 느낌이며, 특히 아카시아 꿀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는 것이 아쉽다. 과숙미와 잔당감이 있으며, 감초와 계피 뉘앙스도 느껴지는 등 나름 토착 품종의 특성과 기후가 잘 반영된 개성 있는 와인이다. 산도는 높았으며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점이 흠이고, 브리딩 초반엔 알코올 환원취와 쓴맛도 올라온다. 이 와인은 충분히 브리딩해서 드시되, 하루 이상 넘기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 내 점수는 8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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