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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에 2017년부터 2020까지 원스타에 선정된, 이 바닥에서는 나름 갓성비(?)로 알려진 다이닝. 런치 6만원, 디너 12만원 코스로 되어 있고 오늘은 런치 6만원을 주문했다.(아래 메뉴는 2021년 여름 기준으로 지금은 일부 변경되어 있을 수 있음)
식전빵은 감자빵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 발사믹 식초. 따끈따끈 무난한 맛.
아뮤즈 부쉬는 감자칩과 닭껍질 칩, 트러플 크림. 이날 3명이 갔고 인당 1개씩인데 어떤건 아주 크고, 어떤건 아주 작고. 크기가 일률적이면 좋았겠단 바람.
클램차우더. 태안산 홍합과 팬 프라이드 한 가리비를 곁들인 조개 수프다. 구성이 좋고 간도 딱이라 술술 넘어가는 맛. 식전 음식으로 좋았다.
자연산 전갱이 세비채.
단면을 보아 씨알이 제법인 대전갱이를 쓴 것으로 보인다. 아마란스 잎, 크레숑, 샬롯, 오크라, 레디시 등으로 색감을 살렸고, 상큼한 드레싱이 끼얹어 졌다. 접시에는 태안산 송화염을 뿌려 적당히 찍어 먹으면 신짠신짠. 이렇게 말하면 별로일까? 상큼짠 상큼짠 맛에 전갱이의 도톰한 육질감과 고소함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맛.
이날 마리아주를 한 와인은 앙리지로에서 중간 보스급을 맡고 있는 오마주 블랑드누아. 블랑드누아라 피노 누아 100%가 들어간다.
잔은 가브리엘 골드 샴페인으로 추정. 이날 처음 사용해봤는데 그립감, 입술 촉감, 향의 발산력이 좋았다. 12~13만원대 샴페인으로 굳이 포지션을 정하자면 엔트리급보단 윗급이고, 빈티지급보단 아래급이라 완전 플룻잔을 쓰기도 애매하고, 볼이 넓고 향을 모으는 몽하셰 잔을 쓰기도 애매하여 선택한 잔이 아닌가 추정이 되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중간에 향을 적당히 모으면서 입술이 닿는 부분은 약간 바깥으로 퍼지는 쉐입이라 입에 넣기도 편리했다.
가운데를 보면 옹달샘에서 천연광천수가 샘솟는 듯한 느낌의 기포감. 삼폐인을 즐기는 이들에겐 멍때리기 좋은 장면일지도.. 색은 여느 샴페인보다 진하다. 피노 100%라 그렇고 맛도 샤방샤방 흰꽃향이 날리는 그런 느낌보단 전반적으로 어둡고 음침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농밀한 과실맛이 섬세히 다가오며 우아함을 선사했던 와인이었다.
비스큐 폼을 얹은 태안산 흰다리새우 구이.
꽃밭 정원에 내려 앉은 새우 구이. 일단 눈맛이 좋다. 새우만 한마리 떡 올리면 정 없어 보여서일까? 작은 새우는 덤으로 얹혔다.
도미 구이. 잘 구웠고 맛있다. 옆에는 서양 대파인 릭인데 대파와 흡사한 맛. 구웠을때 나는 단맛도 좋고 부드럽다.
메인은 이베리코 돼지 구이와 채끝, 양갈비 중 택일. 이베리코를 제외한 메뉴는 추가금 5,000원.(추가금치곤 저렴하다.) 요건 일행이 선택한 이베리코 돼지 구이. 화질이 그래서 좀 퍽퍽해보이는데 실제론 안 그렇다.
이건 양갈비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프렌치렉인데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다. 굽기 적절했고 부드럽고, 즙도 있고, 풍미도 좋고, 이 가격대에선 딱히 깔게 없는 수준을 보여준다.
디저트.
차와 다과.
런치 6만원에 이런 구성이라... 음식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나도 사실 이런 구성에 이런 가격이라면 수그리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훌륭한 가성비를 느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코스의 짜임새도 좋고, 전반적으로 조리된 상태, 서빙 온도, 와인 서빙 등 뭐 하나 흠 잡을게 없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와중에도 진짜 흠잡을게 없나? 하며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는 있는데... 굳이 한 가지를 지적하자면 양이다. 배는 적당히 불렀지만, 포만감이 드는 정도는 아니다. 건강하게 잘 먹었다 싶다. 하지만 이건 개인차라 흠이라고 하기에도.. (참고로 나는 운동선수 만큼의 대식가는 아니지만, 양이 꽤 필요한 편이다.)
샴페인을 두 병 정도 들고 갔으면 더 좋을 뻔 했지만, 내 기억엔 아마 콜키지가 1병으로 제한되어 있었던가? (정확하지 않음) 아~ 모르겠다. 하여간 콜키지는 병당 2만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 샴페인이야 어떤 음식과 매칭해도 잘 어울리지만 이날 블랑드누아와의 매칭은 기가 막혔다.
테이블포포의 경우 메뉴가 싹다 바뀌어 있다면 또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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