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인] 코넌드럼 레드 2018(Conundrum Red)

이 와인은 미국 와인의 주요 산지인 캘리포니아 레드 블랜드입니다. 그 중에서도 케이머스로 유명한 와그너 일가의  소위 보급형 케이머스. 즉, 케이머스의 세컨 와인입니다. 코넌드럼은 수수께끼란 의미! 여기에 들어간 품종의 블랜딩 비율도 비밀이기에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참고로 코넌드럼은 척 와그너 패밀리의 장남 찰리 와그너가 개발한 와인. 

 

와그너 일가에서 가장 호평 받는 라인은 케이머스 스폐셜 셀렉트로 가장 고가이자 플래그쉽 라인. 그 아래 케이머스도 현재 가격이 많이 올라 국내가 12~13만원대를 형성하기에 이 가격대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는 코넌드럼이 적절한 대체제가 될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케이머스에 준하는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 와인은 어디까지나 케이머스의 세컨 와인이니까. 다만, 캘리포니아 레드 블렌드의 진득함과 부드러움, 잔당감까지 느끼고자 한다면 얼추 취향에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며, 현재 코스트코에서 같은 와이러니 제품인 보난자와 함께 3만원 중후반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제가 느낀 주관적인 관점에서 코넌드럼을 리뷰합니다.  

 

 

#. 코넌드럼 레드 2018
▶ 타입 : 레드
▶ 생산국 : 미국 > 캘리포니아 나파 카운티 > 케이머스 빈야드
▶ 품종 : 진판델,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쁘띠베르도 
▶ 알코올 : 14.6%
▶ 구입가 : 3.5만원
▶ 페어링한 음식 : 소고기 스테이크
▶ 브리딩 : 뽕따

- 뽕따와 10~20분 정도 잔 브리딩, 이후 어깨브리딩으로 시음.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풀바디. 
- 색은 진한 메가 퍼플에 가깝고 림 베리에이션이 별로 없으며, 18빈이라 림의 색상에서 숙성의 기운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

- 눈물이 두껍게 맺히며 색이 입혀진채 천천히 흐르는 것으로 보아 높은 알코올에 풀바디임을 알 수 있다. 

- 향은 코코아 분말, 밀크초콜릿, 그외 오크 뉘앙스가 뚜렷하게 들어온다. 

- 살짝 말린 과실의 향, 자두, 블랙체리 등 검은 과실미가 느껴지며, 밀키하고 부드러운 목넘김.

- 산도는 낮았으며 타닌의 존재감과 구조감 측면에서는 거론할 만한 이슈가 없었다. 

- 하루가 지나자 아세톤? VA? 알코올의 쓴맛이 혀를 찌르고, 상대적으로 과실은 꺾이면서 허약한 구조감이 여지 없이 드러났다. 

 

※ 브리딩 노트
브리딩이 따로 필요 없는 와인이다. 뽕따로 시작해도 될 듯.

※ 총평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 품질 측면에서도 레드와인으로서 갖춰야 할 산도, 타닌, 알코올 관리 삼박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그저 빠른 시간 내에 이지드링킹만을 위한 레드 와인 같았다.

 

용도의 측면에서 보자면, 타닌감 적고,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인위적인 바닐라향과 코코아 분말 가루맛, 질리게 하는 오크 풍미, 진득한 검은 과실, 다소 과하다 싶은 잔당감, 풀바디 등을 필두로 내세웠기에 "기존의 소주파" 혹은 흔히 말하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맛"을 싫어하면서, 과실 + 바닐라 맛이 진하면서 목넘김이 부드러운 와인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기에 적절해 보인다.

 

더불어 이 와인은 묵직한 고기 특히, 기름기가 어느 정도 있는 소고기 스테이크나, 진하고 자극적인 바비큐 소스를 곁들인 폭립, 심지어 매운 소스를 곁들인 각종 고기 요리와 함께 페어링한다면 와인의 용도가 맞을수도.. 이 외에 안주 없이 즐겨야 하거나, 적당한 여운에 복합미를 기대할 와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여기까지는 88점을 주고 싶은데 다음 날 과실미를 가릴 만큼 찌르는 알코올과 쓴맛이 난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 내 점수는 86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