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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하면 쉬라즈를 떠올리지만, 프랑스 론 지방의 품종으로 블랜딩을 하는 일명 GSM을 표방하는 와인들도 제법 출시됩니다. GSM은 그라나슈, 시라, 무르베드르란 품종을 섞는 것. 다만, 펜폴즈 빈 138은 블랜딩 순서를 바꾸어 시라 비중이 가장 높으니 SGM 순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M은 무르베드르인데 호주에선 '마타로'라 부릅니다. 즉, 무르베드르 = 마타로 같은 품종을 의미합니다.

 

프랑스의 시라도 호주에선 쉬라즈라 불리지만, 이 역시 시라 = 쉬라즈를 의미한다는 건 와인 애호가들은 아는 사실! 다만, 같은 품종이라도 기후와 토양, 재배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품종이라도 과실 뉘앙스는 다르게 표현되겠죠.

 

어쨌든 같은 품종을 의미하는 시라/쉬라즈이지만, 프랑스에선 '시라'로, 호주에선 '쉬라즈'로 표기할 때가 많음을 알리면서 리뷰 들어갑니다.

 

 

#. 펜폴즈 빈 138 쉬라즈 그라나슈 마타로
▶ 타입 : 레드
▶ 생산국 : 호주 > 바로사밸리 > 펜폴즈
▶ 품종 : 시라 72%, 그라나슈 16%, 마타로 12%
▶ 알코올 : 14.5%
▶ 구입가 : 6.5만원
▶ 페어링한 음식 : 견과류 및 스낵류
▶ 브리딩 : 뽕따

- 뽕따로 시작, 천천히 잔브리딩과 어깨 브리딩을 거쳐 약 1시간 30분간 시음. 

- 풀바디에 가까운 농도를 보여주는 듯한 두꺼운 눈물, 중간 이상 바디감, 진한 보라색과 루비빛의 림 베리에이션. 
- 30~40분이 지나도 과일향이 잠겨 있는 모습. 향의 인텐시티가 약해 좀 더 브리딩을 원하는 눈치.
- 약간의 자두 향이 전부. 그외 2차 부케는 글쎄.. 

- 구조감이랄 것도 없는 타닌의 미약한 존재감. 목넘김은 부드러운 편. 이지드링크 스타일. 

- 오크 뉘앙스가 있지만 약하다. 이로 인한 2차 부케도 이렇다할 퍼포먼스가 없고, 오크 숙성은 했을까? 했더라도 재활용에 재활용을 거듭한 오크통의 미미한 향만이 감지될 뿐이었다. 

- 피니시도 가격대비 인상적이지 않고, 검은 후추 스파이스와 감초 뉘앙스가 느껴질 뿐이었다. 

※ 브리딩 노트
1시간 정도 어깨 브리딩을 추천.

※ 총평

부드럽게 넘기는 이지드링크 스타일. 전반적으로 향의 강도가 약하고, 과실 뉘앙스와 2차 부케가 6만 원대라 하기에는 너무도 좁은 스펙트럼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향이 약하니 되도록이면 큰 잔을 쓰는 편이 나을지도. 1시간이 지나도 끝까지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희한한 것은 이것이 그렇게나 브리딩이 필요한 와인인가 하는 의문도.

 

1시간이 지나면서 그나마 감추었던 자두와 감초, 후추 등의 스파이시가 또렷해지는데 내가 브리딩을 잘못했는지, 아니면 원래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와인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브리딩을 잘못할 수가 없는게.. 이게 무슨 보르도 와인도 아닌데 굳이 디켄터에 넣어 2~4시간씩 둘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고.. 이 와인의 음용법이 그 정도의 브리딩을 거쳐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면, 솔직히 나는 이 가격에 비추다. 내 점수는 8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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