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 가성비 와인] 라크라사드 까베르네 시라 2019(La Croisade, Cabernet Syrah)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함께 와인의 종주국이지만, 가성비로는 꽝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1~3만원대의 프랑스와인 보다는 이탈리아 와인이, 이탈리아 와인보다 더 가성비 있는 것이 칠레와인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라 불리는 프랑스 와인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라크라사드! 

 

왜 프랑스 와인인데 저렴할까요? 보르도나 부르고뉴처럼 유명 생산지 아니기 때문. 하지만 유명 생산지가 아니라고 해서 와인의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저평가 받은 생산지라면 프랑스 남부의 랑그독을 꼽는데요. 이 라크라사드가 바로 랑그독 출신으로 이 지역에는 의외로 진정성 있게 와인을 양조하는 훌륭한 양조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아팔라시옹의 같은 집에서 생산된 '앙시앙땅'과 똑같은 와인인데 라벨 갈이가 의심된다. VS 미묘하게 다른 와인이다. 등을 놓고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저는 앙시앙땅과 라크라사드의 맛 차이를 솔직히 제 미각으로는 못 느꼈습니다. 한 자리에서 비교 시음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평가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맛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흡사하다면 저는 몇 천원이 더 비싼 앙시앙땅보다는 라크라사드에 손을 들어주고 싶어요. 왜냐하면, 9천원에서 만원대에 이 정도의 맛과 퍼포먼스를 내는 프랑스 와인은 드무니까요. 

 

 

#. 라크라사드 까베르네 시라 2019
▶ 타입 : 레드
▶ 생산국 : 프랑스 > 랑그독 > 라 크라사드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50%, 시라 50%
▶ 알코올 : 13.5%
▶ 구입가 : 9.9천원
▶ 페어링한 음식 : 치즈
▶ 브리딩 : 뽕따

- 뽕따로 시작, 프랑스 와인에서 흔히 느껴지는 쿰쿰함이 아주 살짝 나는데 10여분이 지나자 날아가고 없다. 
- 붉은빛이 선명한 진한 컬러, 미디움 플러스 바디, 초반 타닌감이 거친감이 있으나 브리딩이 진행되면서 부드러워진다. 
- 까쇼와 시라가 반반씩 들어갔기에 뭐 하나 딱히 특징적인 것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브리딩이 진행되면서 검붉은 과실미의 집중도가 제법 높은 편. 산도는 중간, 피니시는 길지 않으나 이 가격대 치곤 나쁘지 않다. 

- 시라 특유의 흑후추와 감초, 스윗 스파이시의 여운으로 마무리. 

 

※ 브리딩 노트
잔 브리딩과 어깨 브리딩을 약 30분간 하면 부드럽게 즐길 수 있을 듯.(한잔 따르면 자동으로 어깨브리딩이 된다. 참고로 한 잔도 따르지 않은 병브리딩은 브리딩 효과가 없다고 본다.)

※ 총평

초반에 쿰쿰함과 제법 조이는 타닌은 브리딩이 진행되면서 부드러워지며, 전반적으로 검붉은 과실의 집중도를 높이면서 잔당감을 조금 남긴 이지 드링크 스타일. 상시가 만원대를 생각하자면 매우 훌륭한 갓성비라고 본다. 내 점수는 89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