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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의 와인으로 유명한 샤또 딸보. 2002 한일 월드컵 때 승전보를 울린 날에 즐겨 마셨다는 이유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받는 와인입니다. 한때는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의 접객용 와인이기도 했고, 프랑스 보르도 좌안의 그랑크뤼 4등급으로 보르도 그랑크뤼 입문용으로도 자주 거론되는 와인이죠. 

 

셀러에 15, 16, 17빈 2병을 보유 중인데 그중 하나를 열어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 즐겼습니다. 아직 영빈이고 강건한 스타일임을 고려했을 때 이 와인은 디캔팅이 필수입니다.

 

이를 모르고 바로 마시게 되면 실망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고, 딸보 같은 그랑크뤼는 그래도 고급 와인에 속하기 때문에 브리딩과 칠링(시음 온도를 맞추는 것)에 신경을 써가면서 시음하는 것이 제값을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겠지요. 

 

 

#. 샤또 딸보 2017
▶ 타입 : 레드
▶ 생산국 : 프랑스 > 보르도 생줄리앙 > 샤또 딸보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쁘띠 베르도, 까베르네 프랑
▶ 알코올 : 13.5%
▶ 구입가 : 9.5만원
▶ 페어링한 음식 : 소고기 스테이크
▶ 브리딩 : 디켄터에서 1시간 30분부터 3시간까지

- 아주 진한 루비색이며 초반에 과실향이 단단히 잠겨 있다. 
- 디캔팅 1시간 30분에도 꿈쩍 않는 강건함. 

- 초반에는 체리, 블랙베리를 필두로 한 과실미로 매우 드라이하며 향의 강도가 약하게 발산된다.  
- 미디엄 플러스 바디, 다소 입안을 쪼이는 타닌, 산미는 중간, 밸런스는 좋다. 

- 디켄터에서 2시간까지는 그저 그런 퍼포먼스를 보이다 3시간이 지나서야 확 열리는 느낌.

- 보르도 특유의 쿰쿰함, 약간의 얼띠한 흙내음과 미네랄리티. 과실미의 1차향보단 2차 부케가 도드라진다.

 

※ 브리딩 노트
2시간 이상 디캔팅 추천, 3시간 정도 지나면 더욱 좋아진다. 

※ 총평

뭐하나 모나지 않은 중립적인 밸런스와 안정적인 구조감은 장점. 그러나 전반적인 향의 인텐시티와 과실 퍼포먼스가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뭐 하나 튀는 느낌은 없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강렬한 그 무언가의 맛을 기대했는지 혹은 그랑크뤼에 건 기대가 컸는지 실망감이 앞선다. 한때 5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던 와인이 지금은 12만 원에 육박하면서 더는 가성비 그랑크뤼라 불리기도 민망할 듯. 17빈이 16빈에 가려져 퍼포먼스가 약했다는 점에서도 감흥을 죽인다. 충분히 열어두고 마신다면 그나마 올라오는 검붉은 과실과 가죽, 버섯향까지 오롯이 즐길 수 있을 듯. 내 점수는 9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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