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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에서 독점 수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미국 스타일의 와인 '마이클 데이비드 프릭쇼' 시리즈를 리뷰합니다. 제품은 '쁘띠쁘띠', '까베르네소비뇽', '진판델'. 여기선 진판델부터 리뷰합니다. 

 

프릭쇼는 우리말로 '기형쇼'. 한마디로 생물학적으로 희소한 무언가를 전시하는 행위. 주로 기형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서커스 형식으로 곡예를 펼치는 쇼를 하는데 17~18세기 영국과 미국에서는 제법 인기 있는 엔터테이먼트였다고 합니다. 

 

꼭 기형이 아니라도 몸에 문신 또는 피어싱으로 도배하거나 혹은 동물과도 연결되는데 현재는 예상하셨다시피 이로 인한 여러 문제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마이클 데이비드는 처음에는 포도 농장을 운영했다가 뒤늦게 양조에 뛰어들었는데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와이너리'란 평가를 받으며 단숨에 주목받게 됩니다. 미국에선 대중성이 높은 맛으로 포인트를 잡아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는 코스트코가 독점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합니다. 

 

그러다가 2020년 하반기. 유튜브 와인킹 채널의 M/V로부터 쁘띠쁘디와 까쇼가 혹평을 받은 이후 인기가 다소 주춤한 상태이며, 가격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혹평이라기보다 이 가격대의 미국 와인에선 흔히 일어남직한 레시피 와인이나 조작(오크칩, 오크액 등 각종 첨가물로 맛을 낸 와인), 색, 농도, 인위적인 맛이 과도하다는 평이 있었던 것 뿐.

 

이 체급에서 진정성 있는 와인의 품질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에 이 부분은 충분히 참작한  평가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제가 느낀 프릭쇼는 어땠을까요? 

 

 

#. 마이클 데이비드 프릭쇼 진판델 2017
▶ 타입 : 레드
▶ 생산국 : 미국 > 캘리포니아 로다이 > 마이클 데이비드
▶ 품종 : 진판델 100%
▶ 알코올 : 15%
▶ 구입가 : 2만원 초
▶ 페어링한 음식 : 없음
▶ 브리딩 : 뽕따

- 코어가 비칠듯 말듯한 진한 루비에 약간의 퍼플기가 보인다. 림은 약간 밝은 진홍색일 뿐, 코어의 색을 거의 따르고 있으며, 림 베리에이션도 없다. 

- 색이 묻어나는 두꺼운 눈물이 천천히 흐르며 진득함을 예고.

- 향은 주로 과숙되면서 말린 과실. 말린 플럼, 쨈, 오키함, 태운 연기. 

- 맛은 여전히 말린 플럼에 블루베리, 오크, 바닐라, 약간의 민트, 감초. 

- 바디는 풀바디에서 약간 빠지는 미디엄 플러스, 산도는 존재감이 약한 편, 피니시 보통. 


※ 브리딩 노트
뽕따로 충분하다.


※ 총평

프릭쇼의 까쇼만큼 인위적인 버터나 바닐라 터치는 아니지만, 진판델이란 품종이 그렇듯 째미하고 잔당감이 많아 두 잔 이상 마시기엔 물리는 감이 있다. 취향에 따라선 복합미와 섬세함보다는 진득하고 오키한 와인을 선호한다면 이 와인이 맞을지도. 그러나 와인의 품질과 진정성의 측면에서는 인스턴트로 만든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와인을 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 와인의 시음을 한번쯤 추천한다. 품질을 떠나 확실한 개성을 가진 와인이며 진판델이란 품종에 대해 공부는 될 것이다. 내 점수는 8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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